TK, PK 뜻 유래 DG, BG가 아닌 이유

 

 

 

 

 

 

TK(Taegu-Kyŏngbuk)와 PK(Pusan-Kyŏngnam)는 각각 대구·경북, 부산·경남 지역을 일컫는 약자인데 왜 대구는 D, 부산은 B가 아닐까요? 경북, 경남 역시 G가 아니라 K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고 궁금해하는 이 용어들의 유래를 알아보겠습니다.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용어 유래

 

현재 우리는 대구를 'Daegu', 경북을 'Gyeongbuk', 부산을 'Busan', 경남을 'Gyeongnam'으로 표기하죠. 하지만 한때 대구를 'Teagu', 부산을 'Pusan'으로 쓰던 시절이 있었는데, 바로 1939년부터 사용된 매큔-라이샤워 표기법 때문입니다. 경북과 경남도 마찬가지입니다.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은 당시 가장 보편적인 표기법으로 광복 이후 지금의 로마자 표기법이 체계적으로 확립되기 전까지 쓰이던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과거 로마자 표기 관행이 달랐으며, 1987년 12월 23일 동아일보 김진현 논설위원이 "TK는 단지 대구·경북의 지리적 준말이 아니라 정치적 성향을 강조할 때 쓰이는 말"이라며 TK, PK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 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현재 표기법으로는 DG(Daegu-Gyeongbuk), BG(Busan-Gyeongnam)가 맞지만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이 잔존해 TK라는 말이 생겨난 것으로 DG라는 말은 오히려 대구광역시를 가리키는 약자로 더 많이 쓰입니다.

 

지금이라도 바꾸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너무 오래 몇십 년 동안 사용하고 있다 보니 생각처럼 쉽진 않을 겁니다. 그리고 위에 있듯이 이제는 단순히 지리를 표기하는 단어라기보다 정치적 성향의 의미까지 내포하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백 투 더 동아/12월 23일 자]‘TK’라는 낱말 만든 사람은?｜동아일보 (donga.com)

[백 투 더 동아/12월 23일자]‘TK’라는 낱말 만든 사람은?

 

 

TK, PK로 본 정치 지형의 두 갈래

 

TK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 역대 보수 대통령들의 출신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이 된 지역으로 이에 따라 민주공화당에서 국민의 힘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의 강력한 텃밭이 되어왔습니다.

 

특히 대구광역시, 구미시, 포항시 등은 보수정당의 의석이 매우 높은 반면 PK 지역은 TK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 진영의 영향력이 컸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TK와 PK의 정치 지형이 격변하고 있죠. 과거 보수 극동 지역이었던 TK에서도 중도 보수 정당과 진보 정당이 일정 부분 지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 시기를 거치며 PK는 물론 TK 내에서도 진보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 보니 대표적으로 구미시와 포항시 등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경합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향후 TK, PK 민심은 어디로?

 

과거 TK 지역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 '조선의 모스크바'라 불릴 정도로 진보의 본산이었습니다. 하지만 권위주의 정권 시절을 거치며 강력한 보수의 본거지가 되었죠. 그런데 최근 민주화 물결과 함께 TK의 정치 지형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TK가 다시 한번 진보와 보수의 접전지가 될지 여전히 보수 진영의 텃밭으로 남을지 주목됩니다.

 

한편 PK 지역은 상대적으로 진보 기반이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며, 창원시, 김해시 등 경남 동부 지역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도 TK와 PK는 여야 간 대결의 심장부가 될 전망입니다. 양 진영이 이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이며, 무소속 인사나 제3지대 정당의 약진 가능성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TK와 PK, 양 지역은 단순한 지리적 의미를 넘어서 정치 성향을 내포한 용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역사적 배경과 최근 변화 국면을 직시해야 우리 정치를 꿰뚫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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